<유권자 보수성향↑, 지역색↓>(종합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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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선판도에 미칠 영향 주목

(서울=연합뉴스) 류지복 기자 = 대선의 해를 맞은 올해 유권자들의 보수성향이 강화된 반면 지역색은 엷어진 것으로 분석돼 대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.

이 같은 여론의 흐름은 최근 중앙언론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과 공동으로 실시한 일련의 신년특집 조사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 여야 각 당과 대선주자들의 전략수립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.

우선 노사, 외교안보, 경제, 복지 등 구체적인 정책사안에서는 보수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.

조선일보와 한국갤럽 공동조사에 따르면 20년 전인 1987년 `안정과 균형이 희생되더라도 빠른 경제성장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'는 이른바 `성장론'이 16.5%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5.6%로 나타나 성장희구세력이 대폭 늘어났다.

또 `노동자의 요구가 정당하다'는 대답이 1987년 84.9%였지만 현재는 50.8%가 `부당하다'고 답변했고, 노동자의 행동방식 역시 과거 86.9%가 `정당하다'고 대답했으나 지금은 28.7%에 불과해 대(對) 노조관이 경직됐음을 반영했다.

6.3항쟁 직후인 1988년 설문조사에서 `더 많은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'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78.8%였지만 현재는 36.8%에 그친 반면 `민주화가 자제돼야 한다'는 응답은 3.9%에서 30.9%로 크게 증가했다.

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대북 포용정책을 축소.수정(41.2%) 내지 폐기(9.8%)해야 한다는 의견이 유지(27.1%) 또는 강화(16.7%)해야 한다는 답변보다 많았다.

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(KSDC) 조사에서 유권자들의 경제.복지관을 묻는 질문에 사회복지와 평등이 잘 갖춰진 나라(46.5%)를 원한다는 대답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(52.8%)를 원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.

그러나 진보.중도.보수 등 유권자들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평가한 항목에서는 언론사별로 조사결과가 달랐다.

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이념성향을 `중도'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005년 11월 46.4%에서 30.1%로 크게 줄어든 반면 `보수'(31.7%), `진보'(30.3%)라고 대답한 비율은 각각 늘었다.

국민일보와 여의도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진보가 36.7%로 보수(31.8%), 중도(22.2%)보다 많았고 서울신문 조사에서는 중도(47%), 보수(30.5%), 진보(18.8%) 순이었다.

지역색이 과거보다 엷어졌다는 점도 주목대상이다.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후보의 선전이 두드러진 것.

호남에서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9.3%(미디어리서치)와 14.8%(코리아리서치)였다. 이명박(李明博) 전 서울시장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20.8%,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는 18.1%를 각각 기록했다.

과거 한나라당 이회창(李會昌) 전 총재가 두 번의 대선에서 호남권에서 얻은 득표율은 각각 3.3%, 4.9%였던 점을 감안하면 호남에서 한나라당 지지층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.

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"진보세력의 집권 10년째를 맞아 최근 중도.보수세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"라며 "그러나 구체적 정책이 아니라 진보.중도.보수 등 성향을 직접 묻는 질문은 주관적이어서 조사기관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다"고 말했다.

김 교수는 호남에서 한나라당의 상승세에 대해 "여권의 후보가 완벽히 정립된 상태가 아니어서 지역주의가 허물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"며 "오히려 빨리 여권후보를 정립하라는 요구로 볼 수도 있어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"고 피력했다.

한편 중앙 13개 언론사의 신년특집 여론조사를 취합해 대권주자별 지지도를 단순평균치로 계산한 결과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은 42.6%로 나타났고 뒤이어 박근혜(朴槿惠) 전 대표 19.6%, 고 건(高 建) 전 총리 14.5%로 집계됐다.

손학규(孫鶴圭) 전 경기지사는 3%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해 5%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, 이어 열린우리당 정동영(鄭東泳) 전 의장, 김근태(金槿泰) 의장, 민주노동당 권영길(權永吉) 의원단대표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.

지역별로는 충청권의 혼전 양상이 두드러졌다. 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(KSOI) 조사의 경우 대전.충청 지지율에서 이 전 시장(29.6%)이 박 전 대표(26.4%)를 다소 앞선 반면 `한나라당 후보 적합도'에서는 박 전 대표(39.2%)가 이 전 시장(32.3%)보다 높았다.

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이 전 시장의 대전.충청 지지율(35.4%)이 박 전 대표(23.2%)를 앞섰지만 한국일보 조사의 경우 박 전 대표(30.3%)가 이 전 시장(28.3%)을 제쳤다.

연령대별로는 30대의 경우 문화일보 조사에서, 40대의 경우는 한겨레신문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박 전 대표에 비해 3배 이상 높았다.

jbryoo@yna.co.kr

(끝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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